무지한 야만인이 지플랜의 여섯 성을 지나며
지혜로운 군주 유시칸으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
북방에는 칭기즈칸, 쿠빌라이칸 등 걸출한 영웅들이 많았지만
그렇지 못한 후손들도 있었으니…
바로 오늘의 주인공 되시겠다.
어릴 적부터 말타기와 칼싸움을 하느라 책과 멀어지다 보니
아는 게 없어 늘 무시를 당했다.
그래서 이름이 무시이다.
그래도 그는 결국 작은 부족의 부족장이 되어 칸이 되었다.
그렇다, 그는 이제 '무시칸'으로 불리는 족장이었다.
다른 왕국을 정복해서 자신의 제국을 세우려는 야심만은
누구보다 넓은 인물이었다.
그리하여 하늘이 높던 어느 가을,
정복의 길에 나서게 되는데…
"저 나라의 이름은 어떻게 읽는 것인가?"
"지플랜이라 하옵니다. 플랜은 계획이라는 서역국말입니다."
"그래? 그럼 나도 저 나라를 계획적으로 짓밟아 볼까하노라."
그러나 싸움꾼 무시칸에게는 애초에 계획이랄 게 없는
너무도 깨끗한 뇌를 가지고 있었다.
"케미가 무엇인고?"
"아랍어 알케미, 즉 연금술에서 온 말입지요."
"그래, 연금술? 그 금을 만드는 연금술 말이냐? 여길 정복해서 금으로 세상을 덮어 황금제국을 만들어 보자!"
"화학이 금을 만들 수는 없었지만, 화학을 통해 내 왕국을 풍요롭게 만들어보겠다!"
"사과농장? 그래, 여기서 과일은 배터지게 먹어보겠구나. 돌진!"
"먹는 사과는 없었지만 나라를 다스릴 사회, 역사적 지식과 나라를 발전시킬 과학까지 배웠으니 이젠 내 나라가 더 부유해질 것이닷!"
"교양? 이 성 안의 백성놈들은 아주 한가한 게로구나. 장수에게 교양 따위는 필요없닷! 음악소리가 시끄럽구나. 성을 함락하라!"
"클래식, 명화, 고전 그리고 내 세상에는 없던 것들을 만나고 나니 내 시야가 더 밝고 또렷해졌구나. 교양을 장착하고 나니 나의 과거가 부끄러워지는구나! 내 왕국은 앞으로 교양과 문화가 넘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이 성은 분위기가 참 엄숙하구나. 신들을 모시는 성인가? 여기서 신에게 나의 운명을 점쳐보겠다. 내 이제 교양을 장착한 성군이니 예를 갖춰 들어가보자."
"내 비록 여기서 신을 영접하지는 못했으나 기술, 도덕, 한자, 일본어, 중국어까지 이 성에서 아주 많은 실용적 지식을 얻었구나. 내 백성을 위해 아낌없이 나눠주겠다. 일어, 중국어는 외교에 아주 유용하겠구나."
"내 지플랜 왕국에 와서 나날이 지적인 영토가 넓어지고 있구나. 이번엔 이 성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어서 성주님을 뵈러 가자꾸나."
"세상에 이렇게 훌륭한 세종대왕께서 이 나라에 계셨다니… 그런 분을 내가 이제서야 알현했다니… 난 이제 세종대왕님을 영원한 나의 형님으로 모시며 형님과 같은 훌륭한 군주가 되겠다고 맹세한다."
"독서? 이 성은 도서관인가? 조용히 들어가 보자."
"책을 읽고 바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이라니! 내가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됐구나! 내 왕국에 들어설 도서관엔 반드시 이런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다."
"내 백성들아, 앞으로는 칼이 아닌 지식으로 영토를 넓히는 세상에서 문화의 힘이 강한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보자구나!"
지플랜 왕국을 도우러 온 세 동맹국의 군대
"나 북방의 영주 무시칸은 지플랜 왕국을 경험하고 비로소 전쟁과 정복 따위엔 관심이 없어졌다. 내 너희 세 군대와 더불어 너희의 모든 걸 받아들여 더욱더 강한 내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을 하며…"
그 뒤로 유시칸은
지플랜 왕국 6개 성, 그리고 3개의 원정국들과
끈끈한 외교를 나누며
세계최강의 국가로 발전하는 중이다.